직장인이 꾸준히 일기 쓰는 법 6개월 실천 후기

📔 직장인이 꾸준히 일기 쓰는 법 6개월 실천 후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일기장을 산 횟수만 해도 열 번은 넘는 것 같습니다. 예쁜 표지에 홀려서 샀다가, 첫 장만 쓰고 방치한 일기장들. 서랍 어딘가에 아직도 있을 거예요. 그런 제가 6개월째 일기를 쓰고 있다니, 저도 가끔 신기합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단순합니다. 회사 후배가 물어봤거든요.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써요? 저는 사흘도 못 가는데.” 그 질문에 대답하려다 보니, 문득 깨달았습니다. 제가 6개월 동안 두 가지 방식을 번갈아 시도했고, 결국 저한테 맞는 방법을 찾았다는 걸요.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두 가지 일기 쓰기 방식을 비교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침 일기와 밤 일기. 둘 다 해봤기 때문에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 A. 아침 일기 – 하루를 여는 의식처럼

처음 일기 쓰기를 시작했을 때, 저는 당연히 아침에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튜브나 자기계발 책에서 “미라클 모닝”이라는 말을 하도 많이 봤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하고, 감사 일기 쓰고, 하루를 계획하면 인생이 바뀐다고요.

그래서 저도 해봤습니다.

알람을 평소보다 30분 일찍 맞춰놓고, 눈 비비며 책상에 앉았습니다. 커피 한 잔 내리고, 예쁜 일기장 펼치고. 사실 저도 처음엔 꽤 뿌듯했어요. “나도 드디어 아침형 인간이 되는 건가?” 하는 설렘도 있었고요.

✨ 아침 일기의 좋았던 점

  • 하루를 능동적으로 시작하는 느낌이 확실히 있었습니다. 멍하니 출근 준비하던 예전과는 다르게, 뭔가 제 하루를 제가 설계하는 기분이랄까요.
  • 전날 있었던 일을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밤에는 감정이 격했는데, 아침에 쓰니까 “그때 왜 그렇게 화났지?” 싶을 때도 있더라고요.
  • 감사 일기 형식으로 쓰기 좋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같은 문장이 아침엔 자연스럽게 나왔거든요.

😓 근데 막상 해보니까

2주 정도 지나니까 문제가 생겼습니다. 일단 저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 자체가 전쟁인 사람이에요. 38년을 살았지만 아침형 인간이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솔직히요.

30분 일찍 일어나려니 전날 밤에 30분 일찍 자야 하는데, 그게 안 됐습니다. 결국 수면 부족 상태로 일기를 쓰게 됐고, 쓰는 내용도 점점 성의 없어졌어요. “오늘도 감사. 출근해야 함. 끝.”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제 기억이 맞다면, 한 달쯤 됐을 때 알람을 끄고 그냥 자버린 날이 있었습니다. 한 번 그러니까 두 번, 세 번. 결국 아침 일기는 6주 만에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 B. 밤 일기 – 하루를 닫는 시간

아침 일기에 실패하고 나서 한 달 정도는 아예 일기를 안 썼습니다. “역시 나는 기록 체질이 아니야” 하고 포기했었거든요.

근데 그 시기에 유독 마음이 복잡한 날들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크게 혼나진 않았는데 왠지 기분이 가라앉는 날. 친구랑 카톡하다가 괜히 서운해진 밤. 그런 감정들을 어디다 풀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날 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메모장에 그냥 막 썼습니다.

“오늘 팀장님이 회의에서 내 이름을 안 불렀다. 별것 아닌데 왜 이렇게 신경 쓰이지? 내가 예민한 건가.”

그게 밤 일기의 시작이었습니다.

🌃 밤 일기의 좋았던 점

  • 그날의 감정을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쓰면 “어제 좀 짜증났음” 정도로 뭉뚱그려지는데, 밤에 쓰면 왜 짜증났는지,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까지 기억나거든요.
  • 쓰고 나면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 확실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뱅뱅 돌던 생각들을 글로 꺼내놓으니까, 진짜로 내려놓은 것 같았어요.
  • 시간 압박이 없었습니다. 아침엔 “얼른 써야 해, 출근해야 해”라는 조바심이 있었는데, 밤엔 그냥 다 끝난 시간이잖아요. 천천히 쓸 수 있었습니다.

😶 밤 일기의 솔직한 단점

물론 밤 일기도 완벽하진 않았습니다.

일단 너무 피곤한 날은 쓰기 싫더라고요. 야근하고 들어온 날, 회식하고 늦게 귀가한 날. 그런 날은 침대에 눕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어버렸습니다. 억지로 쓰려고 하면 또 스트레스가 되고요.

그리고 정확하진 않지만, 밤에 쓰다 보니 부정적인 내용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낮에 있었던 안 좋은 일들을 곱씹게 되니까요. 어떤 날은 쓰고 나서 오히려 기분이 더 가라앉을 때도 있었어요.

또 하나, 밤에 쓰면 글씨가 영 엉망이 됩니다. 손에 힘이 풀려서요. 나중에 읽어보면 제가 뭐라고 썼는지 모를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손글씨 일기를 포기하고 핸드폰 메모장으로 갈아탔어요.

📝 6개월간 직접 써보고 느낀 진짜 차이점

두 가지 방식을 번갈아 해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아침 일기는 “계획”과 “마인드셋”에 가깝습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할지를 정하는 시간이에요. 그래서 내용도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인 문장이 많았습니다.

밤 일기는 “기록”과 “감정 정리”에 가깝습니다. 오늘 뭘 했는지, 뭘 느꼈는지를 있는 그대로 쓰는 시간이에요. 과거를 돌아보는 글이다 보니, 솔직하고 날것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꾸준함의 측면에서도 차이가 컸습니다.

저한테는 아침 일기가 “추가 할 일”처럼 느껴졌어요. 이미 빠듯한 아침 루틴에 뭔가를 하나 더 끼워 넣는 느낌. 반면 밤 일기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 같았습니다. 양치하고, 일기 쓰고, 자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흐름에 녹아들었달까요.

물론 이건 철저히 제 경험입니다. 아침에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은 정반대로 느끼실 수도 있어요.

🎯 어떤 분께 아침 일기가 맞을까요?

제가 6개월간 느낀 바로는, 아침 일기는 이런 분들께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원래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는 분. 미라클 모닝을 억지로 시작하려는 분보다는, 이미 아침 시간에 여유가 있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 하루를 계획적으로 보내고 싶은 분. 오늘의 목표를 세우고, 감사할 일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면 아침 일기가 효과적입니다.
  • 밤에는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 하는 분. 저녁 시간이 이미 다른 것들로 꽉 차 있다면, 차라리 아침에 쓰는 게 나을 수 있어요.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아침 일기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일찍 일어나기”까지 새로운 습관으로 잡으면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예요. 한 번에 두 가지 습관을 만들려고 하면 둘 다 무너지기 쉽거든요. 저처럼요.

🌟 어떤 분께 밤 일기가 맞을까요?

반대로 밤 일기는 이런 분들께 잘 맞습니다.

  • 하루 동안 쌓인 감정을 풀어내고 싶은 분.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인간관계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들. 그런 것들을 글로 쏟아내고 잠들고 싶은 분께 딱입니다.
  • 기록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분. “오늘 내가 뭘 했지?”를 정리하고 싶고, 나중에 읽어볼 일기를 남기고 싶다면 밤 일기가 좋습니다.
  • 아침에 1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분. 저처럼 아침잠이 많은 분들은 굳이 아침에 무리하지 마세요. 밤에 쓰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다만 밤 일기를 쓸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너무 부정적인 생각에만 빠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오늘 좋았던 일 하나”를 꼭 포함시키는 게 좋더라고요. 안 그러면 일기가 불평 노트가 될 수 있거든요.

💡 6개월 후, 지금 제가 쓰는 방식

결론적으로 저는 밤 일기를 선택했습니다. 그것도 손글씨가 아니라 핸드폰 메모장에요.

처음엔 “그래도 손글씨로 써야 감성 있지 않나?”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꾸준함이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예쁜 일기장에 예쁜 글씨로 쓰는 것보다, 침대에서 눈 감기 직전에라도 핸드폰으로 몇 줄 끄적이는 게 저한테는 맞았습니다.

형식도 많이 단순해졌어요.

예전엔 “오늘의 감사 3가지”, “내일의 목표”, “오늘의 한 줄 명언” 이런 식으로 틀을 잡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냥 그날 생각나는 대로 씁니다. 어떤 날은 세 줄, 어떤 날은 한 페이지 넘게.

중요한 건 매일 쓰는 게 아니라,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제 메모장에는 180개 정도의 일기가 쌓여 있습니다. 매일 쓴 건 아니에요. 빠진 날도 많습니다. 하지만 가끔 예전 일기를 스크롤하며 읽다 보면, “아 그때 그랬지” 하고 웃게 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4월에 썼던 일기를 보니까 이런 게 있더라고요. “오늘 점심에 혼자 김치찌개 먹었다. 창가 자리였는데 햇살이 따뜻했다. 별거 아닌데 기분이 좋았다.”

이런 사소한 기록들이 쌓이는 게, 일기의 진짜 힘인 것 같습니다.

🌷 마무리하며

일기 쓰기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마세요. 매일 쓰려고 하지 마세요. 예쁘게 쓰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쓰고 싶은 날 쓰면 됩니다. 쓰고 싶은 만큼만 쓰면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을 거예요.

아침이든 밤이든, 손글씨든 디지털이든, 정답은 없습니다. 본인한테 맞는 방식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여러 번 실패하고 나서야 겨우 찾았으니까요.

오늘 밤, 잠들기 전에 딱 한 줄만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거창한 내용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늘 퇴근길에 본 노을이 예뻤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한 줄이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 정말 소중한 기록이 될 거예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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